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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모> 후기

타마510 2025. 8. 24. 22:34

이 글에는 어드벤처 타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타마입니다. 소리MAD 관련해서 이렇게 글을 써보는 건 처음이네요.

8월 24일 오늘, 라이브로 진행된 더욱더! 소리MAD 게시 이벤트 2025는 다들 보셨나요?

총 31개의 작품이 공개되었고, 그중 저와 큭큭큭님이 함께 제작한 <자그마한 모>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2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봤던 것 같네요.

라이브가 끝난 후 다들 단품들을 본인 채널에 게시했고, 저도 마찬가지로 투고를 마치고 바로 후기글 쓰기에 착수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부디 잠깐 감상하고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o0W8CAcM01g?si=0lVCoQrWQBvzEboy

후기나 디테일들을 설명하기 전에 잠깐 사족이지만..

합성을 하는 데에 있어서 음원과 영상 중 어느 쪽이냐 하면 영상에 스탯이 몹시 치우쳐진 저로서는,

메들리 합작에 참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소수의 인원으로 작품을 내놓는 것 자체가 꽤 드문 일입니다.

그리고 개인적 의견이지만, 저는 소리MAD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것은 음원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소재와 스토리로, 특히나 제가 먼저 권유를 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저에게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경연 합작 LET'S PLAY2 니케 팀에서의 작품들도 제가 애정하는 소재와 스토리로 제안한 비슷한 양상이지만, 프로듀서님의 권유로 들어간 팀이기도 하고, 시기로 따졌을 때 <자그마한 모> 계획이 먼저였기 때문에..

어쨌든 그런 좋은 경험과 좋은 결과물을 많이 만들었고, 라이브로 많은 수작을 감상했기에

최근의 저는 제작자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소리MAD 인생에서 정말 의미가 깊은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 아래로는 이 소재, 곡, 작품에 가진 조금은 과한 애정을 바탕으로

작품의 비하인드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제작 과정:

시작은 무려 14개월 전의 새벽이었습니다.

<자그마한 나>를 듣고 있던 저에게 번뜩하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물론이고, 원곡 PV에서 '비모'와 연관 짓기 정말 좋은 장면이 많았기에, <자그마한 모>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여러 곡을 들으며 이런 소재를 쓰면 좋겠다, 하는 아이디어는 많이 있었지만

이것만큼은 꼭 만들어 보고 싶었기에 바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음원을 담당해 주실 분이 필요했는데, 곧바로 떠오른 제작자분이 있었습니다.

평소 미애니 소재를 사용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고, 저랑도 협업 경험이 있으신 큭큭큭님이었습니다.

마감 기간을 딱히 잡지 않고 최대한 신경을 써서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제 제안에

흔쾌히 수락해 주신 큭큭큭님과 장장 1년의 여정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협업이 성사된 지 하루도 지나기 전에 프리미어로 계획 영상을 간단히 만들어 보여드렸고,

아래가 그 일부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최종본의 대부분의 구상은 이 단계에서 완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몇 군데 후반에 수정한 것을 제외하면 처음 계획 그대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계획 초기와 완성 후가 가장 다른 부분은 끝의 대사나열 부분인데요,

원래라면 먼 미래에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우의 왕이 된 비모가

핀과 제이크와 닮은 등장인물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대사를 넣을 예정이었습니다만,

<자그마한 나>의 곡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비모의 내면에 더 집중되도록 바꾸기 위해 큭큭큭님께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 뒤로는 그저 순탄하게 계획대로 음원, 영상을 마무리하고

작품이 거의 완성됐을 때쯤 업로드를 언제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

이런 완벽한 타이밍이라니, 남은 디테일을 채우고 더욱더! 소리MAD 게시 이벤트 2025에 출품하기로 합니다.

늦지 않고 무난하게 마무리해서 작품을 제출한 후 저는 기쁜 마음에 도리토스 양념갈비치킨맛을 뜯었습니다.

 

작품에 대해:

앞서 원곡 PV와 연관 짓기 좋은 부분이 많았다고 했는데, 그와 관련해서 순서대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초반에 등장한 달팽이입니다.

어드벤처 타임에는 제작진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달팽이를 숨겨놓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달팽이를 넣으면 어떨까 해서 제작 끝자락에 추가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비모가 구덩이에 빠지는데요, 원곡을 그대로 따라가려면 그 구덩이를 판 것은 핀이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비모의 원수 캐릭터인 '에이모(AMO)'가 등장하는 것이 어울리겠다 싶어서 바꾸어 보았습니다.

이 장면은 작품 전체 중 제일 먼저 완성한 파트인데요,

시즌 1 24화에서 칼 폭풍을 구경하다가 제이크에게 끌려가는 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 텍스트, 눈치채셨겠지만 한글이 아닙니다.

<자그마한 모>에서는 가사를 전부 한국어로 했기 때문에, 원곡 특유의 폰트를 어떻게 구현하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

서노님의 <자그마한 히나>에서는 원곡의 폰트를 그대로 쓰되 일본어로,

그 외의 대부분의 <자그마한 모> 소리MAD는 한국어의 굵은 폰트를 썼길래.. 제가 내린 결론은

바로 후토스토 조합법(멋대로 지은 이름)!

원곡의 폰트인 Palette Mosaic을 쓰고,

자그마 = ストフーロト 이런 식으로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되풀(コ+ト+ー+エ+ト+ヨ)' 같은 부분은 꽤나 억지로 개조하느라 어색하게 나온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전체적으론 만족스럽습니다!

다음은 간주 부분입니다. 원곡에서는 테토와 미니테토가 함께 뭔가의 영상을 보고 있는 장면인데요,

<자그마한 모>에서는 시즌 2 23화에서 비모가 '영원한 친구 프로덕션'을 상영해 주고, 핀과 제이크가 이를 보며

서로에게 쌓인 화가 풀어지는 장면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여기서 이 작품에서의 비모의 역할이 조금씩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시겠지만, <자그마한 나>는 테토와 미니테토 두 명, <자그마한 모>는 핀과 제이크와 비모로 세 명이 등장합니다.

원곡과의 통일을 위해 핀이나 제이크를 등장시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 비모의 '자그마한 로보트'로서의 역할을 오히려 셋이 있을 때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핀과 제이크는 비모에게 보살핌을 주고, 비모를 귀찮아하면서도 없어선 안될 아빠와 같은 존재로 있습니다.

아빠에게 있어서 자식은 그야말로 자그마한 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전체적으로 담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다른 장면들을 더 설명하면서 적어보겠습니다.

원곡에서는 미니테토가 잠든 테토 주변을 뛰어다니며 귀찮게 하는 장면이죠,

그와 어울리도록 시즌 6 21화에서 속이 안 좋은 제이크를 비모가 가라테로 거슬리게 하는 장면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제이크가 소리를 지르는 저 장면이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듭니다.

다음은 이 장면인데요.. 꽤 슬픈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비모는 충격적이게도 몸이 직육면체입니다.

그렇기에 화면 오른쪽을 보고 걸으면 비모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고 그저 옆면만이 보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한 해결책은 바로 거울을 쓰자 였습니다. 거울을 쓰면 충분히 모든 면을 보여줄 수 있겠지만..

왜 뜬금없이 거울이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설정상으로 비모는 거울 속에 살고 있는 '풋볼'이라는 제2의 인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엮을 수는 있죠.

사실 그냥 작품만 봐선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만 그래도 연관성 있게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다음은 '그런 이런 작은 몸이라면 바람에 가볍게 날아가겠지'라는 가사에 맞게,

나무 집 위에서 떨어지는 비모를 잡아주는 핀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다음은 두 번째 하이라이트인데요, 사실 첫 번째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텍스트를 썼기에 크게 할 말은 없지만

제이크의 애니메이션이 너무 웃기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뱃살이 뚱뚱하게 말랑 하고 올라오는 게 귀엽네요.

다음은 핀이 꿈결에 비모의 뒷모습을 보는 장면입니다. 침대 끝자락에 있던 슬퍼 보이는 비모의 뒷모습이

시즌 7 14화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비모의 모습으로 보이게 되는데요,

꿈에 등장하면 그것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전설의 '우주 부엉이'가 옆에 등장함으로 작품 마지막 비모의 독백에 대한 암시를 줍니다.

다음은 이 작품에서 두 번째로 완성한 파트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핀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플루트와, 제이크가 자주 능숙히 연주하는 비올라를 연주하는데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원곡은 두 명이기에, 그대로라면 핀과 비모가 연주를 해야겠죠?

하지만 여기선 비모를 항상 보살펴주는 둘이 우울한 비모를 위해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악기로 연주를 해주는 장면으로 바꿔서

더욱 서로의 관계를 보여주고, 가슴이 따뜻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항상 비모의 아빠가 되어주던 제이크가 결국엔..

셋이 함께 지냈던 나무 집이 사라지고, 비모의 얼굴도 큰 상처가 생기게 되어 완전히 무너집니다.

제이크는 마법 강아지이기에, 몸의 크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절망적인 기분 탓에 비모보다도 자그마해진 모습으로

어느새 제이크에게 보살핌만 받지 않을 정도로 어른이 되어버린 비모에게

'내가 네 아빠 하게 해 줄래?'라는 말을 듣곤 비로소 울먹이며 안기게 됩니다.

눈치를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전의 하이라이트에선 항상 '자그마한 로보트'라고 바뀐 가사였는데,

이번엔 원곡의 가사 그대로 '자그마한 나'가 됩니다.

이 시점에서 '자그마한'은 물리적 크기도, 마음도 제이크와 비모 둘 모두에게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는 '모' 라는 인물이 예전에 비모에게 해준 말들이 들려옵니다.

'모'는 AMO, CMO, DMO는 물론 비모(BMO)를 만든 과학자인데, 비모에게 있어서 진짜 아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를 아빠로 둔 비모는 '나'를 '자그마한 모'라고 부를 수 있겠죠?

 

이렇게 자그마한 로보트의 어른이 되기 위한 특별 임무 MAD <자그마한 모>, 끝이 났습니다.

앞으로의 작품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